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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신문]거짓말을 권하는 사회

2017.01.06

거짓말을 권하는 사회


공적인 직분에 있는 사람들의 결정이나 언행은 긍정적으로든 부정적으로든 그 영향이 매우 크므로 일반인에 비해 그 책임이 엄중하다. 따라서 공인이나 공직자는 그 기대수준에 맞는 사고와 행동을 해야 한다.

지난해 12월 국회 국정조사가 진행되었다. 그 자리에서 공직자나 경제계 인사들이 한 답변은 국민이 수용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모르쇠로 일관하기도 하고, 증거를 제시하면 금방 말을 바꾸기도 한다. 공개적인 법정에서 거짓말 경연장처럼 허위 증언하는 사례가 많은데, 국정조사 현장에서도 아무런 거리낌 없이 거짓말을 하는 사람들은 그것을 보고 듣는 국민들이 분노하는 것을 속으로는 비웃는다. 그들은 그 순간만 거짓으로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지금껏 인생을 그렇게 거짓과 부조리하게 살아온 것이다. 또한 임명권자와 한 통속이 되어 거짓을 확대재생산해 온 것이다.

진실을 왜곡하거나 조작하는 등 거짓이 일상화되어 뼛속까지 거짓과 부조리화된 사람들, 부끄러움을 모르는 사람들이 공인으로 버젓이 행세하는, 가치관이 혼란스러운 세상이다.

소수의 사람들만 알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관여자들끼리 침묵하면 드러나지 않으리라는 생각 하에 거리낌 없이 거짓말을 한다. 자기기만과 자기확신에 찬 그들은 스스로가 한 거짓말을 합리화하고 스스로 불편해 하지 않는다. 스스로에게 매우 관대하다. 죄의식이나 자책감은 전혀 없다. 일반인들과 공감할 수가 없다. 그래서 때론 사이코패스라고 비판받는다. 심지어는 혼자만의 속임수에서 나아가 다른 사람들을 거짓과 부정행위에 끌어들여 그 성과를 나눔으로써 공범을 만들기까지 한다. 유유상종이고 근묵자흑 근주자적이다.

보통의 사람들은 뚜렷한 견해가 없을 때 주위의 사람들의 행동을 보면서 자신의 행동 기준을 선택하게 된다. 거짓말(부정행위)을 목격하게 되면 그 거짓말에 부지불식간에 동화되고 적응되어 부패화되어 가기도 한다. 동시에 거짓을 한 번 눈감아주거나 허용하게 되면 또 다른 거짓이 우후죽순처럼 불어나게 된다.

거짓말(부정행위)로 얻는 이익이 거짓말로 잃게 되는 비용이나 대가에 비해 클 때 거짓말(부정행위)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는 하지만,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

오히려 사람은 누구나 스스로의 도덕적 기준을 가지고 있는데, 그 기준을 높게 잡느냐 낮게 잡느냐에 따라 그 사람의 삶의 모습과 품격이 다르게 되며, 거짓된 언행을 하느냐 하지 않느냐를 결정하게 된다.

깨진 유리창 이론처럼, 작은 거짓에 대해서도 엄중하게 대응해야 한다. 거짓이나 부정행위는 아무리 작더라도 반드시 그에 따른 대가나 처벌이 이루어져야 한다. 공직자나 공인은 다른 사람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일반인보다는 더 엄정하게 그 책임을 물어야 한다.

동시에 긍정적인 모범사례를 전파하여 사회 전반적인 기준을 상향시켜야 한다. ‘작든 크든 거짓말을 하지 않고 사는 사람이 어디 있느냐?’ 라고 하는 자조적인 말은 이제 사라졌으면 한다. 거짓과 부조리를 몰아내는 데에는 정직함에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정직은 사회의 부패와 부조리를 척결하는 최고의 치료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