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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신문][서초포럼]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上濁 下不淨)

2015.12.09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上濁 下不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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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이나 고위공직자 자녀들과 지인들의 로스쿨 입학이나 취업과 관련해 구설이 나오고, 근로자가 퇴직하면 그 자녀가 우선 취업하는 제도가 일부 시행되고 있어, '현대판 음서제'라는 비판이 있다. 몰염치와 비양심의 끝은 어디일까?

이렇다 보니, 윤리와 도덕의 영역이었던 인성과 사람의 품격 형성에 법이 관여하게 된 것일까?

우리나라에 '교육기본법'이 1998년 3월 1일부터 시행되고 있다. 이 법은 모든 국민이 인격을 도야하고 민주적인 시민으로서 필요한 자질을 갖추게 하여 인간다운 삶을 살아가도록 하고 대한민국을 민주국가로 발전시키고 나아가 전 인류의 공동 번영을 실현하고자 한다.

이에 더하여, 금년 7월 21일부터 시행된 '인성교육진흥법' 역시 건전하고 올바른 인성을 갖춘 국민을 육성하여 국가와 사회의 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

그렇지만, 법이 있어야 인성 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지는지 의문이다. 교육은 말처럼 그리 쉬운 것이 아니다. 교육은 가정과 학교와 사회에서 유기적으로 서로 영향을 주면서 협력해야 그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말로 가르치는 것은 하수이고, 그보다는 행동으로 솔선수범하는 것은 보통이며, 가장 바람직한 것은 평생의 삶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그래서 어떤 사람을 알고자 하면 단순히 그 사람이 하는 말이 아니라 그 사람의 삶을 보아야 하듯이, 교육 역시 가르치는 언어만으로는 그 효과를 거둘 수 없다.

자신이 한 말에 책임을 지지 않는 몰염치의 세태가 요즈음의 한 트렌드이다. 공약(公約)이 공약(空約)이라는 것은 너무도 식상한 현상이다. 2중 잣대가 공공연히 통용되는 것도 아쉬운 일이다.

'노블레스 오블레주'의 정신이 절실한 실정이다. 국가기관이든 사기업이든 최고 책임자나 고위직에 있는 분들의 살아가는 모습이 전 직원들에게 공기와 같이 부지불식간에 전파되거나 전염된다. 그들의 일거수일투족이 모든 직원들에게 투명하게 공개된다. 지도자가 부정하고 앞서 말한 것을 손바닥 뒤집듯 번복하는 경우 그 사람이 하는 말은 더 이상 신뢰받을 수 없다.

'진정 성공한 사람'이란 부귀공명을 누리는 사람이 아니라 "저 사람이 있어서 그래도 살맛나는 세상이다. 저 사람이 내 이웃이라는 것이 참으로 기분이 좋다"고 하는 말이 자연스럽게 나올 수 있는, 이웃에게 희망을 주는 사람, 이웃을 행복하게 하는 사람이 '진정 성공한 사람'이다.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못하는 속칭 '고위층' 사람들이 자신들의 안위와 욕심만을 앞세워 사회 전체에 흙탕물을 뿌려 사람들의 얼굴을 찌푸리게 하는 일들이 종종 언론을 통해 알려진다.

이런 상황임에도, '법으로 사람의 심성을 가르치고 고양 시키겠다'고 하니 안타깝다. 지도층의 올바른 삶이 백가지 법보다 더 효과가 있다는 것은 자명하다. 우리 사회에 진정한 지도자라 하면, 겉과 속이 일치하고 말과 삶이 일치하는 아름다운 사람을 보고 싶다.

기사보기 : https://www.lawtimes.co.kr/Legal-News/Legal-News-View?serial=9717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