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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신문][서초포럼]진정 선진국이란

2015.10.16

진정 선진국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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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역의무를 이행한 사람이 존경받고, 군 복무를 자랑스럽게 여기는 사회-

병무청은 2004년부터 병역명문가 선양 업무를 추진해 금년까지 총 2,871가문을 선정하였다. 병역명문가는 3대 모두 현역의 복무를 명예롭게 마친 가문을 말한다. 현재 고위 공직자나 고위 정치인 가운데 이 가문에 포함되는 분은 손에 꼽을 정도다.
우리 헌법 제39조는 '모든 국민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국방의 의무를 진다'고 규정하고 있고, 국방의 의무는 국가가 형성된 이래 납세의 의무와 함께 국가를 유지하기 위한 기본적인 국민의 의무로 존재해 왔다.

서양에는 '노블레스 오블리주'라는 말이 있다. 부나 권력, 사회적 지위나 명예 등 높은 지위와 신분에 상응하여 국가나 국민을 위해 도덕적인, 사회적인 의무와 책임을 다한다는 뜻이다.
로마 귀족들은 사회적 지위를 누리면서 동시에 나라가 어려울 때는 자신을 희생하며 솔선수범하여 목숨을 바쳤고, 현대에도 영국에서는 세계 1차 대전과 2차 대전에서 이튼칼리지 졸업생 수 천 명이 사망하였다. 1982년 포클랜드 전쟁 시 엘리자베스 여왕의 차남 앤드류가 헬리콥터 조종사로 참전하는 등 선진 외국의 사회적 지도층은 전쟁에 솔선해 참전함은 물론이고, 생명을 바쳐서까지 국가와 국민을 위해 살아온 전통이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사회지도층으로 갈수록 '병역'을 대화의 주제로 삼지 못하는 '불편한 진실'이 있다.
고위직 청문회에서는 당사자 본인이나 아들의 병역 기피 의혹이 자주 등장한다. '세칭' 고위층이나 그 아들들의 병역 이행 정도는 보통사람의 평균에 크게 미치지 못한다. 그러고도 부끄러워할 줄 모르는 것 또한 이 시대의 트렌드이다. 군대 갔다 온 사람이 오히려 못난 사람 취급받기도 한다.
국적을 포기하거나 취업 등을 빙자한 연령초과로, 병역을 면제받거나 기피하는 인원이 연간 1만 명 가까이 된다. 그 결과 정직한 병역 복무자들의 배신감과 상대적 박탈감을 자아내고 있고, 심지어 병역대상 연령까지는 외국인으로 살다가 그 시기가 지나면 우리나라 국적을 다시 회복하는 경우도 있다.

국가와 사회가 존재하므로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삶과 행복이 존재할 수 있다. 그럼에도 나나 내 아들은 군에 가지 않고 그 기간에 국가고시 준비나 학업, 재능 계발 등 이기적으로 살아온 사람들이 국민으로부터 존경받는 지도자, 지도층이 되고자 하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공동선은 안중에 없고 자기 밥그릇이나 남들이 부러워하는 직분이나 역할에는 앞을 다투는 모습에서 존경과 신뢰는 설자리가 없다.

개개인별로 나름의 사정이야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국가의 직접적 병력형성에는 참여하지 못하는 만큼 최소한 군 복무에 소요되는 기간은 대가성 없이 자기의 시간과 에너지, 재능을 다양한 (봉사)활동을 통해 사회와 이웃에 헌신함으로써 더불어 살아가는 진정한 모습을 보여야 하지 않을까? 최소한 국방과 관련되는 직분은 스스로 회피하는 것이 염치를 아는 사람으로서의 상식과 도리가 아닐까?
 

기사원문 : https://www.lawtimes.co.kr/Legal-News/Legal-News-View?serial=96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