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Publications

News/Publications

[법률신문-서초포럼] 내 부모, 내 아이의 생명을 살리는 첫 걸음

2015.05.22


사진설명



-교통사고 줄이기 위한, 교통사고처리특별법 폐지-

우리나라 교통사고는 2011년 22만1711건 발생하여 5229명(61세 이상 2067명, 39.6%)이 사망하고 34만1391명이 부상당하였다. 2012년에는 22만3656건 발생하여 5392명(61세이상 2191명, 40.7%)이 사망하고 34만4565명이 부상당하였으며, 2013년에는 21만5354건이 발생하여 5092명(61세이상 2149명, 42.2%)이 사망하고 32만8711명이 부상당하였다. 14세 이하 어린이도 적지 않게 부상과 사망을 당하였다.

그런데, 대한민국에는 선진국에는 없는 교통사고처리특례법이 1982년 1월 1일부터 시행되어, 교통사고를 낸 사람은 아무 잘못이 없었던 것처럼 생활하고, 피해를 입은 사람은 평생을 고통 중에 살아간다.

이 법은 교통사고를 낸 차가 보험이나 공제조합에 가입되어 있으면, 보험회사나 공제조합이 교통사고로 인한 피해를 배상하여 피해자를 보호하고 동시에 운전자에게 예외적인 몇 가지의 중대한 과실이 없으면 형사처벌로 인한 전과자가 되지 않도록 형사책임을 면제하여 국민생활의 편익을 증진하고자 하는 목적으로 제정되었다.

그 후 국민들의 공분과 중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교통사고가 발생하면 임기응변식으로 형사책임을 확대 부과하는 방향으로 예외조항을 조금씩 넓혀 왔다. 원칙적으로는 형사처벌을 하지 못한 채 예외를 조금씩 넓혀 온 것이다.

생명은 결코 돈으로 살 수 없다. 우리의 생명은 돈으로 대체될 수 없는 천부의 가치를 가진다. 누구라도 다른 사람보다 가치가 더 있다거나 덜하다 할 수 없다.

어떤 법이든 그 시대와 그 당시의 국민들의 가치와 신념을 반영한다. 위 특례법이 만들어진 시기가 1981년이고 시행된 것이 1982년부터이다. 법은 그 직접 수혜자 뿐 아니라 간접 수혜자가 누구인지를 보면 진정 그 법의 목적을 알 수 있다. 눈에 보이는 수혜자도 있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수혜자가 더 큰 실리를 취하는 경우도 많다.

운전자의 안전불감증이나 생명경시 풍조는 점점 부지불식간에 확산되고 있다. 매년 30만 명이 넘는 자동차로 인한 피해는 때로는 살인에 가깝고 한 사람의 인생과 그 가정을 송두리째 파괴하는, 실로 엄청난 범죄임에도 불구하고, 위 특례법으로 인한 생명경시는 그 끝을 알 수 없게 하고 있다.

"생명가치를 낮게 잡으면 안전에 대해 돈을 덜 들이게 된다." 경제학자 키프 비스쿠시 교수의 말이다.

생명 경시를 사실상 조장하는 결과를 가져오는 위 법은 마땅히 폐지되어야 한다. 국민안전처의 신설이나 국민안전의 날(4·16) 제정, 국민안전다짐대회나 교통사고줄이기 범국민대회 만으로는 국민의 생명권을 보장하는 데는 절대적으로 한계가 있다. 이제 국민의 생명권을 침해하는 교통사고처리특례법의 폐지를 통해, 교통사고로부터 내 부모와 내 아이를 보호하고, 생명가치를 진정으로 존중하는, 국민이 안전하고 국민이 행복한 나라로 탈바꿈하는 계기가 되기를 소망한다.

출처: 법률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