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신문]초심으로 돌아가자
사람은 태어나면서 많은 사람들의 축복을 받는다. 성장하면서도 음으로 양으로 가정과 학교 그리고 사회에서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축복을 받고 살아간다. 자신의 노력과 지혜만으로 살아가는 사람은 없다. 그러한 축복에는 함께 살아가는 이웃과 자연에 대해 마땅히 감당해야 할 직분과 소명이 따른다.
그런데, 사람들은 그 축복을 당연하게 생각하고 각자의 타고난 달란트와 직분과 소명을 가끔씩 잊은 채 살아간다.
살면서 받은 많은 축복과 자신의 정체성을 망각한 채 자신의 직분에 충실하지 못한다. 결초보은하겠다는 첫 마음은 어디로 간데없이 선량한 이웃들의 기대와 신뢰를 여지없이 뭉개버리고 은혜를 저버린 채 세상적인 논리에 따라 살아가는 현실이 참으로 안타깝기만 하다.
성직자 중에도 서품식장에서 많은 신자들의 축복과 기도 속에서 서약을 하지만 거룩한 직무를 성실히 수행하지 못한 채 힘들다고 푸념하고 실망으로 지치고 장애물에 넘어지고 결국 소명과 직분에 충실하지 못한 채 생활인으로서 살아가는 사례도 있다.
가정에서도 그렇다. 수많은 이혼 사건에서 보듯이, 결혼식에서 잘 살 때나 못 살 때나, 즐거울 때나 괴로울 때나, 건강할 때나 병들었을 때나, 언제나 서로 사랑하고 존경하며 신의를 다 하겠다고 했던 서약은 갈등과 긴장 속에서 살다보면 한낱 휴지조각처럼 내팽개쳐진다.
이제 누구나 어떤 직분에 놓여 있든지 처음 서약할 때로 돌아가야 한다. 그 때의 자세를 기억하고 본래 있어야 할 자리로 돌아서야 한다.
공직자도 사업가도 예술가도 직장에서나 가정에서나 사회에서나 처음 시작할 때, 처음 맹서할 때로 돌아가야 한다.
돈 벌겠다고 공직자가 되거나, 불공정하게 갑질해서 부자되겠다고 사업가가 되거나, 아름답지 못한 활동과 성과로 명성과 부를 쌓으려고 예술가가 되고자 했던 사람들이 과연 있을까?
회심은 그리 어려운 것도 아니다. 마음 한 번 돌아서면 충분하다. 한 번에 바로 완성될 수는 없다. 한 번에 어려우면 두 번에, 아니면 세 번에 확실히 돌아서면 된다.
생각을 바꾸고 행동을 바꾸고 습관을 바꾸면 그 사람의 인생이 변할 뿐 아니라 그 이웃도, 그 사회도 더불어 행복하게 된다.
그동안 불의를 저지르거나 불의와 타협하고 불공정에 편승했다면 그에 상응하는 보속이 필요하다. 인간적인 계산만으로는 셈법이 쉽지 않을 수 있다. 그래도 어느 정도는 현실에서 스스로 보속하는 것이 아름다운 일이다.
또한 어떤 사람이 과거의 잘못으로부터 돌아서는 것을 다른 이들은 관대히 수용할 수 있어야 한다. 과거의 그 모습에 집착해서 이미 탈바꿈한 그 사람을 과거의 시각으로 재단해서는 안 된다.
첫 마음으로 돌아선 이웃들을 넓은 아량으로 포용하여 공동체 구성원들이 함께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가면 좋겠다.